새옹지마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했다. 좋은 일이 나쁜 일로 바뀌고, 다시 좋은 일이 오지만 또 나쁜 일도 오고. 생각해보면 인생의 많은 사건이 그렇다. 나쁜 일이 결과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를 이끌기도 했다. 좋은 일로 시작했는데, 온갖 잡것들이 끼어들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마흔 정도에 아주 나쁜 일들이 있었다. 인생의 방향을 바꿀만한 재난이었다. 내 잘못이나 실수에 기인한 것은 아니었지만, 돌이 굴러가다 보니 결국 내 잘못도 있었다. 하여튼 거대했고, 나는 탈진했다. 널브러져서 당장 해야 하는 일들만 대충 수습했다. 그러고 몇 개월을 버텼다. 버티고 나니 생각이 좀 변했다. 마음이 달라졌다. 나쁜 일이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하지.
사건은 최악이었는데, 결국 나의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고 다시 겪으라고 하면 반드시 피할 것이다. 인생이 아무리 좋아진다고 꼬드겨도 마찬가지다. 미래를 생각하고 지금을 견디는 일은 그다지 원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에 이 악물고 잠시 견디는 정도로 족하다.
좋은 일들이 나쁜 일로 변할 수 있다. 반면 나쁜 일의 연속에서 좋은 무엇을 발견할 수도 있다. 엉망진창인 행사에 갔다가 마음이 맞는 이를 만나 친구가 되기도 했다. 지금의 나쁜 일로 알 수 없는 미래에 벌어질 악운을 떨쳐냈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저 마음이다.
아무리 기뻐도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아무리 슬퍼도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순간의 감정에 취하지 않아야 한다. 잠시 취해도, 수시로 빠져나와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사주나 별자리에서 말하는 성격, 운 같은 것들은 모두 양면이 있다. 순수한 면은 때로 현실 인식을 방해하는 나이브함이 되기도 한다. 신중한 성격은 우유부단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낙오자를 만들기도 한다. 나에게 있는 성격이나 성질을 어떻게 다스리고 운용하여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다.
그러니까 애티튜드가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한다. 태도가 결국은, 인생을 끌어가는 게 아닐까 싶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