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의 경력은 출생뿐, 이렇게 나오면 서류에서 탈락하겠지만 그래도 어딘가 조금은 삐뚜름한, 기스가 나 있는 사람을 신뢰한다. 그렇다고 막 꼬인 데가 있는 것은 아닌데, 어느 정도 세상의 중력, 알력들에 시달려 구부러진, 수고를 짐진 사람들.
원래 존재라는 건 구부정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지금 머리 위의 별빛도, 수천만 광년 전 한 별에서 출발한 광선이, 여러 은하를 건너면서 유실되고, 굴절돼 마침내 나에게 도착한 결과다. 일반상대성이론이라는 것인데, 아인슈타인이 그랬다. 사람도 별을 닮았다. 빛을 닮았다. 누구나 조금씩 구부러져 있다.
다만 별들이 긴 은하를 통과해 왔다면 사람은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 그 이전 무수한 시대와 공간을 건너왔다는 차이가 있다.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의 바람을 담아 발신한 가느다란 신호 같은 존재들이다. 겨우 한 생애를 기준으로 어떤 것이 잡음인지 함부로 구분짓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면 일정한 성취에 도달한 이들이 그것을 스스로의 노력 덕분이라고 자평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믿음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한 생애는 아주 긴 흐름의 사소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수천만 광년을 건너온 별들의 눈으로 보면 우연이고 찰나다.
별들의 눈으로 보면, 반대로 한 사람이 지금 이루지 못한 사회적 성취 역시 다음 세대에게 잠시 이관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아닐까다. 이번 생애에 해결되지 않으면 나 다음, 또 다음으로 유예된다. 조바심 낼 필요도 없고, 조급해서 이루어지는 일도 없다.
그게 누구든 별빛들처럼 긴 은하를 건너온 존재라고 여깁니다. 함께 일할 1~3년차 콘텐츠 마케터, 에디터를 찾고 있습니다. 신입의 경우 1개월 견습 기간을 거치고요. 그런데 MBTI가 어떻게 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