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여!
형제여, 나랑 같이 가자.
인간은 죄다 냄새나는 족속들이야.
따라가고 싶었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지만 따라가야 할 것 같았다.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는데, 뒤에서 가이드가 내 어깨를 돌려세웠다. 위험해. 늑대야. 그는 나를 푸르공으로 다시 데려왔다. 급히 마른 나무와 잡지를 찢어 작은 불을 놓았다. 늑대는 아주 위험해. 마주치는 건 좋은 일인데, 아주 위험해.
형제여, 하고 부르던 목소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의 말이 맞다. 인간은 냄새나는 존재다. 가끔 나한테 배어 있는 사람의 냄새를 견딜 수 없어서, 늑대들처럼 송곳니가 불쑥 솟을 때. 가까이 오지 말라고 모든 사랑하는 것들을 위협하고 싶을 때.
오래되어 정겨운 드라마들, 음악들, 시끄러운 식당들, 쓸데없는 이야기들, 내 곁을 지켜주는 존재들은 죄다 냄새가 난다. 그래서 모두 잠든 새벽을 골라 골목에 내놓은 쓰레기들을 가져가는 것이다. 사소한 것에도 절망하고 다투고 망각하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세 손을 내밀고.
인간을 모조리 경멸하고 또 감탄하기를 반복한다. 지겹고 정답고 따뜻하고 괴로운, 이 모든 것에 무어라 이름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별로 자신이 없다.
푸르공에는 에어컨디셔너도 없고, 서스펜션도 없었다. 이것저것 다 떼어내고 나니, 자동차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하고, 야크 같은 큰 짐승들의 조금 먼 친척 같았다. 이러다가 들판이나 늑대 같은 것에 편입할 수도 있겠다. 푸르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