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ter Sweet Symphony>는 버브(The Verve)의 1997년 싱글이다. 이 곡을 첫 곡으로 수록한 앨범 <<Urban Hymns>>는 14주 연속 영국 차트 1위였다. 게다가 놀랍게도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 앨범을 제치고 그해 브릿어워드 ‘올해의 앨범’을 수상했다. 다시 <Bitter Sweet Symphony>로 돌아와, 이 곡은 미국의 ‘Rolling-Stone’ 매거진과 영국의 음악 매체 ‘NME’가 선정한 올해의 싱글 1위였다. 다시 들어봐도 좋은 이 곡은 20년이 지나도 꾸준히 사랑을 받아 배철수의 음악캠프에도 자주 나오는데, 2015년 ‘Rolling-Stone’ 매거진 독자 투표에서는 펄프(Pulp)의 <Common People>과 오아시스(Oasis)의 <Don’t Look Bank In Anger>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혹시 안 들어봤거나 안 좋아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장황히 늘어놓았다고 변명해 봅니다.
<Bitter Sweet Symphony>에는 앤드류 올드햄 오케스트라(Andrew Oldham Orchestra)가 연주한 <The Last Time>의 4초 분량이 샘플링되어 반복되는데,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원곡을 편곡해 발표한 1966년 작품이다. 버브는(아마도 그들의 매니저는) 앤드류 올드햄 측의 허락을 받아 음원을 샘플링했는데, 롤링 스톤즈에게 허락을 받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 샘플링을 혐오하는 것으로 유명한 스톤즈의 매니저 앨런 클라인(Allen Klein)은 버브와 협상하는 대신 소송을 걸었다. 재판 결과 버브(의 리더/보컬 리처드 애쉬크로프트)는 1천 달러에 이 곡의 저작권 전부를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와 키스 리처드)에게 넘겨야 했다. 다시 말하지만 <Bitter Sweet Symphony>는 브릿팝 역사상 최고의 곡 중 하나이며, 수록 앨범 <<Urban Hymns>>는 1천 만장 넘게 판매된 스테디셀러다.
이 지루한 <Bitter Sweet Symphony> 소송 이야기는 2019년 재거/리처드가 리처드 애쉬크로프트에게 저작권 전부를 넘겼다는 사실과, 원곡 <The Last Time>도 그다지 오리지널이 아니었다는 점을 밝히며 끝마치고 싶다. 1960년대의 롤링 스톤즈는 많은 영국 블루스 밴드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블루스 음악을 여러 곡 커버했는데, <The Last Time>은 스테이플 싱어즈(The Staple Singers)가 1955년에 발표한 트레디셔널 가스펠 <This May Be The Last Time>의 커버나 마찬가지다. 들어본 분들은 압니다.
상쾌한 아침을 열고자 일본 밴드 스피츠(Spitz)의 베스트 앨범 <<Recycle>> 음반을 플레이어에 걸었다. 영롱한 아르페지오 리프의 <로빈슨ロビンソン>에 이어 6번 트랙은 <눈물이 반짝涙がキラリ>. 미드 템포의 시원한 로킹 인트로에 이어 보컬 첫 소절이 나오는데, “너무 똑같잖아?”라고 아내가 거의 반사적으로 말했다.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이었다. 그런 식이라면 <항상 엔진을 켜둘게>는 오아시스의 <Morning Glory>인데다가, <차우 차우>가 처음 나왔을 때 U2 팬들은 얼마나 비아냥 거렸을까.
내 입장은 이렇다. 닐 영(Neil Young)의 <After the Gold Rush>가 있지만 패닉의 <달팽이>가 있어서 좋다고. 빌 에반스의 <Peace Piece>가 있고 존 레넌의 <Imagine>이 있어서 더 좋다고. 주주클럽의 <돈이 되니>나 이슈의 <커피 향기의 오후>는 오글거려서 안 된 거라고.